상처 없는 그림자.
서로의 마음을
닫아 둔 채로
우연한 만남이라도
사랑 하고 싶을 때
그는 지쳐 있었다.
그의 패인 얼굴에서
길어버린 수염에서
삶의 고뇌가 묻어 있었다.
자꾸만 작아지는
그의 목소리
자꾸만 어깨 아래로
고개는 떨어진다.
돌아서는 발자국조차도
힘없는 투닥 거림
모두 떠난 그의 곁엔
그림자가 서성 거렸고
그렇게 되돌아 간
그 자리엔
상처 없는 그림자가
그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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