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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봄이 말하려는 것

봄은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봄과 꽃들과 바람과 물과 한줌의 햇살과 함께 대화를 하러 봄나들이를 나가보았다.
어제 봄햇살이 너무도 상큼하여 햇살을 맞으러 공원에 봄나들이를 나갔다.
어제 본 진분홍빛 패랭이들을 잊을수 없어 다시 가보기로 하였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이로움에 감사를 하며 한껏 대화를 해보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햇살이 안겨준 그 미소 그대로를 한줌
내 마음속에 담아오려 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자연속의 봄햇살이 무엇이기에 우리를 그토록 가슴설래게 하고 대낮의 햇살도 눈부신데
그 눈부신 햇살아래 패랭이 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을까?
나는 그 잔치속에 살며시 숨죽이며 곁에 가 보았다.
진분홍빛 꽃잎들의 자태는 새색시 처럼 고운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어 봄빛 햇살의 유혹을 뿌리칠수 없이 마음이 설래였다.
노트를 들고 글을 써보고 싶어 설래이는 마음을 조심스레 갖은 시어들을 낚아 올리려고 가 보았다. 
그러나 그 설래임도 잠시뿐.

진분홍 패랭이들이 너무도 고와 한잎따서 그고운 빛깔 그대로 책갈피에 꽂아두려는 마음을 애써 다지며
그들도 책갈피에 갖혀있음 갑갑해서 색깔이 변하고 말텐데 지금 자연속에 자신들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생물체로서 그들을 맞이해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일이던지..
그 공원의 패랭이들은 나무나무마다 애워쌓여 있었다.
패랭이들의 잔치뿐인 황폐한 도심속의 공원을 보고  가슴한켠이 저려왔다.
그 패랭이들은 때가되어 심고 거두어 4월의 잔치처럼 화려한 꽃들의 자태를 드리우고 있었는데 불과 1년 반도 채 안된 나무들의 자람이
몹시 눈쌀을 찌뿌리게 하고 있었다.
물론 사람의 손으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잔디에 불과하지만 애써 가꾸고 길들이지 않으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패랭이들은 나무들의 주변에 둥그렇게 휘둘려 있었는데 그 아름다운 빛깔과는 대조적으로 나무들은 거의 시들어 가고 있었다.
겨울의 한파때문이라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싹들이 돋아나지 않는 채로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맞는 표현이었다.
나는 잠시 진분홍빛과 어울리는 시어들을 건져내기 전에 그들을 자세히 관찰할수 밖에 없었다.
딱딱한 도시공간 속에 어울릴듯한 푸른 공원 아니 거의 죽어가고 있는 공원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1년 반이 되어 지금쯤이면 한참 푸르른 싹들을 돋아내고 있어야 할텐데 그들은 그렇지가 못했다.
아래로 지하 주차장이 되어있어 땅의 깊이의 한계를 들어내고 있었다.
심고 난 이후로는 뿌리가 계속 옆으로 또는 아래로 향해 거듭나고 있어야 하는데 아래로는 콘크리트 이다보니 그 뿌리들은 자라는데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러다 보니 뿌리는 땅위로 솟아오르고 있었고 그 주변에 흙이 필요해서 거듭거듭 흙만 가져다 덮다보니
그 나무들이 애워싸여 있는 뿌리의 주변은 마치 묘지를 연상케 했다.
비가 내리면 금새 휩쓸려 내려버릴것 같은 아슬아슬한 새 뿌리의 생명들이 그렇게 버티기를 하고 있었다.
딱딱한 도시 공간속에 틈새에 조성된 하나의 형상물은 자연친화적이거나 환경친화적이기 보다는 나의 가슴을 더욱이 슬프게 했다.
잠시후 물소리가 들렸다. 도심속의 고층 건물들 사이로 물들이 흘렀다.
나는 그 물길을 따라 그 소리들을 들으려 다시금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상기후의 한 징조였는지 어느새 붉은잎이 되어버린 잎들이 물길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마치 맑은 수조속에 물고기들이 숨을 쉬는듯한 느낌.. 그들의 잎들은 계속 살아숨쉬는듯 물고기 처럼 물길따라 헤엄치고 있었다.
 그것들도 붉은 빛으로 변해서도 물길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물고기들이 살랑거리며 어항속을 노니는듯하여 그것들을 유심히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내 설래이는 마음을 속이기라도 한듯 그 붉은 물고기 같은 낙엽들은 한곳으로 저장되어 고여가고 있었다.
물길의 끝에서 낙엽들과 쓰레기들이 집중되어 지저분한 곳이 있었다.
그것들은 거기서 모기의 서식지를 저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름이 되기전 고인물을 저장하고 고인물에서는 어김없이 모기떼들을 자연으로 쉬고자 하는
이들에게 어김없이 달려들어 피를 빨아 먹고 만다.
우리가 그들에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준 그대로를 나 자신이 그대로 받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작년에 공원의 곁에 바위를 구경하러 갔을때가 문득 스쳐 지나갔다. 수없이 날아드는 모기의 행렬에 도저히 잠시 잠깐을 앉아있을수가 없었던 장소
그곳은 바로 공원이었다.

나는 그 공원이라는 곳의 이름에  깜빡 속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자연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그래 물도 생명이고 나무들도 생명이고 햇살도 생명이었지.
그런데 인공적인 사람의 눈속임에 잠시 외출나왔다 살수 없음에 결국은 오는 자연으로 그대로 가야겠구나..
그리고 자연으로 부터 버림받아 자연으로 다시 돌아갈때쯤 사람들은 돈으로 너희들을 또 다시 교체해 버리겠지.. 그렇게 사람들한테 인공적으로 만들어져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구나.. 안타깝지만 그렇게 자연과의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씁쓸한 마음뿐이었다.

이렇게 인공적인 자연은 인간을 안타깝게 하기도 하지만 그 이전 잘못된 예산으로 얼룩진 도시속의 풍경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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